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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애완남, 어르고 달래면 OK -2008년 7월호 에꼴럭스 editor choe's column

멋진 애완남, 어르고 달래면 OK

알고 보니 남자가 아니라 펫을 한 마리 키우고 있더라는 여자들의 눈물겨운 리얼 스토리.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잘못했을 때 바로 지적하고, 잘하면 쓰다듬어주며 칭찬해라.
애완남은 당신의 손길과 함께 들리는‘good boy’란 속삭임 한 번을 위해 진정한 ‘good boy’가 될 것이다.


-최진주 기자


애완남도 똑똑해야 좋다

내 남자친구는 정말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해서 명문대를 다니고 있다. 처음엔 남들이 모르는 것을 척척 이야기하는 지적인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단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자기가 잘못해놓고도 싸우다 보면 결국 내가 잘못한 것처럼 결론이 난다. 집에 와서 혼자 생각해보면 잘못한 쪽은 그인데 말이다.
▶ 똑똑하고 말 잘하는 남자는 과도한 잘난 척을 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의 인기가 보장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애완남으로 키우기엔 많이 피곤한 타입이다. 최소한 당신이 그 남자와 동등한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어야 ‘애완녀’가 되는 상황을 겪지 않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주종관계가 완전히 전복되어 펫이 주인을 골탕 먹인다.



애완남의 발정기는 1년 365일

사귄 지 일주일이면 아직 어색하고 풋풋해야 할 사이 아닌가? 하지만 그와 나는 만난 지 하루 만에 키스를 했고 그 다음 날 바로 사귀기로 했기 때문에 다른 커플보다 진도가 좀 빨랐다. 문제는 진도가 많이 빠르다는 것. 그는 하루 종일 스킨십을 요구한다.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매일 둘이서만 밀폐된 곳에 있자고 강요한다. 설 연휴에 맞춰 호텔에 가자는 걸 거절했더니 연휴 내내 전화로 자신의 친구는 여자친구와 여행을 갔다며 투덜거리는 게 아닌가. 그는 내 마음보다 몸에 집착하는 것일까? 나를 좀 쉽게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 펫이라고 해서 진짜 개와 주인의 관계처럼 ‘플라토닉 러브’일 수는 없는 법. 진짜 개조차 발정기가 되면 다른 개와 에로틱 러브를 즐긴다 이 말이다. 365일 내내 발정기인 인간 남자에겐 플라토닉 러브가 불가능하다. 만약 3년, 5년 동안 섹스 없이 사귀었다면 다른 곳에서 풀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바람피운 게 아니라면 더 문제다. 중성화 수술을 한 듯 성욕이 없거나, 섹스를 잘하지 못하거나, 당신을 보면서 몸이 달아오르지 않는 것 중 하나일 테니 말이다. 당신 역시 섹스를 ‘못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러나 애완남이든 아니든 남자는 참다 못해 폭발하게 되니 남자란 족속을 곁에 두려거든 늘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목욕시키기

내 남자친구는 씻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한다. 물만 보면 기겁을 할 정도로 물을 엄청나게 싫어하고 씻는 것도 싫어하는 편이다. 그래도 데이트할 때는 좀 신경 쓰고 오길 바라지만 전혀 다를 바 없이 나온다. 자꾸 지저분한 모습을 보니 그가 너무 미워 보인다. 특히 운동 후에 땀내를 풍기며 다가오면 저 멀리 도망가고 싶을 때가 부지기수다.
▶여자들도 여름이면 지저분한 발바닥으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남자라면? 그들이 신경 쓰지 않는 곳은 발뿐만 아니라 배꼽, 귀, 그리고 삐죽삐죽한 수염. 양치질을 잘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는 바로 손이다. 남자들은 신체구조상 소변을 볼 때마다 성기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손 씻기를 버릇 들이려면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 그리고 세균 감염 등 왜 손을 청결히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한다. 운동 후의 땀 냄새는 종종 ‘이별’을 생각할 만큼 진하다. 이럴 때 눈살을 찌푸리거나 하면 대번에 눈치 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샤워를 놀이화하는 것. 같이 샤워하자고 유혹하면 애완남도 졸래졸래 따라오지 않고 못 배긴다.



부엌을 장악하면 애완남도 잡는다

요리는 나의 취미. 퇴근 후 쿠키도 굽고 케이크도 만드는 것이 인생의 낙이다. 요즘엔 상큼한 샐러드를 어떻게 하면 모양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연구 중인데 남친은 허구한날 바비큐나 폭립을 해달라고 조른다.
▶개는 밥 주는 사람을 주인으로 여긴다. 음식은 애완남을 기르는 주인으로서 아주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파워다. 그냥 돈 주고 사먹어도 되겠지만 ‘주인’이 있는 한, 그들은 주인이 해주는 밥을 먹고 싶어한다. 근육을 키우는 단백질 파우더 따위만 먹는 남자들에게 야채나 과일을 먹이는 방법은 이를 놀이화하는 것뿐. 단맛이나 신맛이 나는 과일을 섹스 토이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자. 부엌은 당신이 충분히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장소이며, 그것은 당신이 요리를 못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요리를 못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같이 하기를 종용하거나, 알고 보니 요리 잘하는 애완남을 활용하기 좋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애완남은 질투의 화신

그와 만나기 전, 나는 사귀지는 않지만 적당히 만나는 남자들이 몇 있었다. 여자친구가 있던 그는 나 때문에 그 여자와 헤어졌다. 그래서 그럴까? 자신이 이미 양다리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내 스케줄을 다 꿰고 내가 누굴 만나는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든 것을 다 알아내려고 한다. 심지어 내가 집에서 전화를 하기까지 잠도 안 자고 기다린다. 이러다가는 내가 숨 막혀 죽을 거 같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믿지 못하는 눈치다. 그는 왜 내게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혼자 있을 땐 애완남이 주인을 독차지하기 때문에 질투라는 감정 자체가 불필요하다. 그러나 뉴 페이스가 나타났을 경우, 애완견은 그들을 경계하고 주인이 자기보다 다른 존재들을 더 생각할까 봐 우려한다. 주인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몸부림은 공격성으로 나타나는데, 주로 주인을 일부러 외면하거나 뉴 페이스에게 괜한 시비를 걸어 전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식이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남자친구가 오면 경계하는데, 애완남이라고 다를까? 진짜 개들은 무조건 달려들어 싸워서 서열을 세우고 나면 끝이지만, 인간계에서 애완남이 이렇게 사고를 치면 당신의 위치까지 위태로워진다. 또 이렇게 질투심이 강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집착의 화신도 겸하게 된다. 이럴 땐 그가 의심하는 버릇을 포기할 수 있도록 ‘대면’을 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멀리서 반갑게 인사했던 남자 선배와 다 같이 밥을 먹자.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애완남에게 애정을 표시하면 그는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받고 진정하게 된다. 또 집에서 키우는 개가 항상 아버지의 무릎을 차지하고 앉아 있거나 만화가가 작업하는 동안 고양이가 늘 TV 위에 앉아 작업 광경을 지켜보는 것처럼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히는 일이 없도록 한다.



달래주면 더 낑낑댄다

그는 늘 내가 잔소리가 심하다고 불평을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되지 않아 집으로 전화를 해봤다. 그랬더니 혼자 사는 오피스텔에서 끙끙 앓고 있었던 것! 걱정이 되어 찾아갔는데 이건 뭐 완전 ‘아기’가 되어 있었다. 내가 봤을 땐 그 정도로 아파 보이는 얼굴이 아닌데 침대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고 누워 있더라. 집에서 끓여온 죽을 데워 먹이는데 어찌나 불쌍한 표정을 짓던지. 안쓰러워서 잡고 있는 손도 놓지 않고 계속 있어줬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줬던 남자다운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 기본적으로 남자는 누군가가 자신을 어린아이처럼 다루는 것을 싫어한다. 그는 어린 시절 이미 잔소리와 신경질로 점철된 ‘엄마’라는 존재를 겪었기 때문에 당신이 잔소리를 하면 엄마처럼 행동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의지박약한 내면이 들통나게 된다. 이 시기에 애완남은 아주 다양한 행동을 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어리광, 칭얼거림, 슬픈 눈빛이 있다.
그와 긍정적인 관계에 있는 여자라면 평소와 다른 행동에 엄청난 모성애가 발동할 것이다. 강아지가 다쳤을 때 불쌍하다고 쳐다보면 괜히 더
많이 절룩인다. 또한 죽이나 꿀물을 만들어주면 스스로 어린애를 자처한 시기인 만큼 이때는 최대한 그를 아이 다루듯 보살펴주면 된다. 그리고 다 나으면 당신도 원래의 주인 모드로 돌아올 것. 플라시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죽도
좋은데, 어렵게 만들지 말고 흰 죽을 만들어라.
맛은 간장으로 간하면 끝. 참고로, 그가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그 부분을 놀리지 마라.
‘강한 남자’로서 보호본능을 일깨워왔던 그의 자존심이 뭉개지게 된다.



부드러운 말투로 sit! Stay!! Good Boy!!!

작년 생일에 어이없는 인형을 선물했던 이 남자, 설마 올해도 그럴까 했는데 쓸데없이 꽃다발을 비싼 하트 상자에 넣어서 줬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선물이 인형이랑 꽃다발인데 말이다. 며칠 전 “앗, 저거 예쁘다. 나 여름 가방 필요한데”라고까지 말했으면 알아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자들과 같이 있으면 우리 관계에 대해서 어찌나 얘기를 해대는지… 그 모습이 싫어서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귓등으로 흘리고 있다.
▶남자는 S자 코스에 약하고, 직선 코스에 강하다. 즉 빙빙 돌려 말하지 말고 원하는 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라. 대신 마치 물결무늬를 넣은 듯한 말투로 얘기하는 것이 포인트다. 내용은 ‘명령’이라도 말투는
‘부탁’으로. 나쁜 행동을 했을 때 혼내기보다는 강한 어투로
“난 이것이 싫다”고 말해주고, 만약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다면 그냥 못 들은 척, 못 본 척 무시한다. 대신 좋은 행동을 했을 때는 바로 칭찬을 해주어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 애완남을 북돋운다. 당신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하는 펫의 습성을 지닌 애완남은 자신도 모르게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하게 된다.


애완남에게 장난감을 안겨라

야근에 특근까지 한 달 내내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사 생활. 나는 바빠서 문자 한 번 보내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그는 회의시간에 전화해 놀아달라고 조르고 있다. 그는 나 외에 놀아줄 친구도 없는 걸까? 그도 나만큼 바빴으면 이렇게 아기처럼 조르진 않을 텐데.
▶대신 놀아줄 존재를 찾아주면 된다. 그가 집중할 수 있는 놀이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가 만만하다.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남이 하는 게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남자다. 특히 구기 종목은 개와 남자가 모두 좋아하는 놀이 문화. 그 외에 텔레비전, 관심분야에 대한 잡지 등이 있다. 대신 당신이 시간 날 때 함께할 수 있도록 야구, 축구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종목은 추천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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