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일탈이 만들어낸 기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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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키한 할머니 비비안 웨스트우드 차림새부터 범상치 않은 이 분은 삶 자체가 일탈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앞에서 속옷을 입지 않은 채 비치는 드레스를 입어 여왕이 눈을 못 마주쳤다는 일화를 생각하면, 그녀가 디자이너 데뷔 전 어떻게 교사 생활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의 컬렉션은 로맨틱하면서도 섹시하다. 모델들은 마구 벗기면서 자신은 시크하게 차려입는 뭇 디자이너들과 달리, 본인의 컬렉션만큼이나 펑키한 스타일로 자신을 단장한다. 이 멋진 할머니는 지금도 26년 연하의 남편과 함께 댄스파티에 간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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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로는 모자라 칼 라거펠트 한때 두툼한 풍채를 자랑하며 뱃살을 가리기 위해 부채를 항상 지참했던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 그런데 갑자기 30kg을 감량하고 우리 앞에 떡 나타났으니, 이유인즉 디올 옴므에서 나오는 46사이즈의 감각적인 재킷을 입고 싶어서였다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찌게 되는 나잇살을 거의 모든 중년 남자들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을 때, 그는 ‘다이어트’라는 일탈을 감행했다. 뿐만 아니라 런웨이와 매장에서만 볼 수 있다고 여기는 패션을 ‘이동 갤러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등 노장의 거침없는 일탈적 사고방식은 날이 갈수록 더 크리에이티브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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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인쇄는 나의 힘 앤디 워홀 천대받는 대중문화를 소재로 작품을 만든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남들은 그림 하나를 그리기 위해 1년을 강가에 앉아 있는데, 앤디 워홀은 현대 문물을 활용하여 그림을 대량 생산했다. 그래서 ‘기계적인 복제에 불과하다’며 당시 비평가들에게 호되게 비난받았다. 명성을 향한 욕망이 매우 컸던 그는 자기 자신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곤 했다. 화가의 자화상과는 달리 앤디 워홀의 자화상들은 그 자체로 상업적이며 표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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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컴퓨터를 바꾸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1980년대 컴퓨터 응용 체계는 DOS.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파일을 열기 위해서는 DOS 명령어를 외워야 했다. 암기력과 지능이 필요한 업무였기에 컴퓨터 전문가는 극소수 특권 계층이었다. 그런데 빌 게이츠가 윈도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컴퓨터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 이제는 너도 나도 DOS 용어 대신 이미지 아이콘을 클릭! 클릭! 머리가 나빠도 컴퓨터를 할 수 있게 해주신 빌 게이츠님께 감사! 컴퓨터의 대중화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일탈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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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희의 바로 그 옷 마르탱 마르지엘라 패션 피플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는 기존 디자이너들보다 좀 더 현대적이면서도 과감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멋진 장미희가 지난해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입은 아이템은 언뜻 보면 속옷만 입은 듯 위트 있는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다. 속옷만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픈 여자의 일탈 심리를 대변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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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바른생활 사나이 마릴린 맨슨 무섭기까지 한 렌즈, 과도한 메이크업, 원색적인 노랫말, 파격적인 무대 퍼포먼스까지 마릴린 맨슨의 첫인상은 부담스럽다. 게다가 미국 사회단체들로부터 청소년에게 가장 유해한 아티스트로 뽑히는 등 악명 높은 뮤지션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욕할 때마다 그의 사생활을 잘 아는 팬들은 “그래도 애는 착한데…”라고 말한다. 알고 보니 그는 무서워서 불 켜고 잘 정도로 소심한 데다 가끔은 디즈니 캐릭터와 기념 촬영도 하는 순수남! 심지어 약물중독자가 된 멤버를 탈퇴시킬 정도로 바른생활 사나이다. 그에게 있어 무대 위의 마릴린 맨슨 자체가 일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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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은 인디 영화를 좋아해 오다기리 조 잘생긴 마스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다기리 조. 이쯤 되면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만 상대할 것 같은데, 그는 오히려 인디 영화인들에게 사랑받고 사랑 주는 배우다. 그래서 스펀지 하우스 등 독립영화관에서 일본 인디 영화 특집을 하면 자연스레 오다기리 조 특집이 되어버리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키 큰 꽃미남 배우가 멋진 역할이 아닌 4차원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오다기리 조가 바글바글 파마 머리에 뱅글뱅글 뿔테 안경을 끼거나(드라마 <시효 경찰>) 신기한 도룡뇽의 비밀을 찾아 헤매는 광경(영화 <파빌리온 살라만더>)을 보면 그의 일탈이 작품을 얼마나 신선하게 하는지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파빌리온 살라만더>를 통해 아내 카시이 유우를 만났으니 ‘하길 잘했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결혼식을 하기도 전에 과감히 혼인신고서부터 내고 보는 호기로운 일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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