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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고수와 로맨스 걸, 격한 사랑에 빠지다 -에꼴럭스 최진주 editor choe's column

무림 고수와 로맨스 걸, 격한 사랑에 빠지다
 

남자들의 무협소설과 여자들의 연애소설. 한번 빠지면 금단 증상 일어나는 그와 그녀의 문학은 너무나 다르지만, 어떤 면에선 많이 닮았다.


연애소설 어릴 적(최소 5세~최고 22세)에 남자 못 만나본 여자, 현재도 사랑은 없다. 연애소설 속 그녀는 어린 시절, 똑똑하고 귀여운 남자와 친분을 맺거나 1차적으로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 차후에 있을 ‘재회’를 위해 그를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그와 그녀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경우, 그 일은 한쪽이 다른 쪽을 증오하게 만드는 영향력을 반드시 발휘한다.

무협소설 좋은 가문의 자제이나 누군가의 음모로 집안은 풍비박산 나고, 천애 고아로 살아남아 갖은 구박을 다 받고, 죽음의 위기도 겨우 모면한다. 여자를 알기엔 너무나 험궂은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는 그. 가끔 운이 좋은 주인공의 경우, 우물가에서 귀여운 여자아이의 바가지 물을 한 모금 먹게 되거나 절벽에서 떨어진 그를 고수의 딸이 간호하며 러브라인이 시작되기도 한다.




연애소설 미국에서 건너온 연애소설의 대명사 ‘할리퀸’에서부터 시작된 조각 같은 외모는 한국 연애소설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되었다. 그러나 180cm 이상의 키와 적당히 남성미를 풍기는 근육은 여전히 기본 전제. 마스크는 작가의 취향에 따라 귀엽거나 남성적인 윤곽을 띤다. 물론 아무리 귀여운 얼굴이라도 벗으면 복근은 기본. 정장을 입으면 그토록 잘 어울릴 수가 없다. 대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바람이 가득 든 헤어스타일은 결코 없다.

무협소설 어릴 적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 결핍 상태였을 것이 뻔한 데다 수련 기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음에도 선천적으로 뼈가 굵고 근육이 많아 기골이 장대하다. 신무협에서는 <스타워즈>의 요다 같은 괴짜 스승을 만나 수년간 고생하다가 막노동자 같은 근육이 만들어지기도. 과거의 그들은 수려한 외모를 타고났으나, 최근 들어 평범한 독자들의 우울증을 완화하고 ‘나도 예쁜 여자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독려하기 위해 평균적인 키와 외모를 갖춘 주인공들이 출몰하고 있다.



연애소설 예쁘지만 화려하지 않고, 자신이 예쁘다는 사실을 잘 모르며 꾸미지도 않고 수더분하다. 그녀의 가슴은 그의 큰 손에 가득 담길 만큼 적당히 풍만하며, 허리에서부터 히프까지 이르는 굴곡이 여성스러운 커브를 그린다. 그녀의 외형적 기질은 그를 두고 경쟁해야 할 제2의 여성(악녀)과 함께 결정된다. 즉 그녀가 아담하다면 악녀는 훤칠하고, 그녀가 호리호리하다면 악녀는 풍만함의 극치를 드러낸다. 그리고 해피엔드 이후, 아이를 둘 이상 낳았는데도 처녀 적 몸매를 유지하는 기적이 그녀에게 도래한다.

무협소설‘경국지색’ 등의 사자성어는 기본. 한 줌에 잡힐 듯 가는 허리와 수박 같은 가슴, 복숭아 같은 엉덩이를 자랑하는 그녀의 몸매는 완벽한 대문자 S라인. 그런데 등장하는 모든 여자들이 각양각색으로 미모를 선보이니 그중 최고봉을 가릴 길이 없다. 그리하여 모든 미인을 그가 거둔다는 아쉬움 없는 결론으로 치닫게 된다.




연애소설 그는 그녀를 얻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재력과 권력을 활용한다. <가을동화>의 원빈과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이 내뱉은 명대사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어?”가 바로 연애소설의 클리셰를 차용한 것. 자의든 타의든 어떤 이유로 그를 거부하는 그녀를 강제로 취하는 ‘데이트 강간’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는 남자의 자기 반성 정도로 패스. 가끔은 그녀가 ‘오죽하면 그가 이럴까?’ 하며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성모 마리아도 울고 갈 희생과 인내의 포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무협소설 악녀들은 채기법(남의 기와 내공을 갈취하는 비법으로, 주로 악역들이 많이 저지른다)을 위해 무림의 고수들을 유혹한다. 이때 대부분의 남자들은 기를 빼앗겨 죽게 되지만 주인공만큼은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 혹여 악녀와 뒹군다고 해도 선천적으로 기를 빼앗기지 않는 체질을 타고났다. 또한 ‘주화입마’에 들어 순간적으로 근처에 있는 여자와 폭발적인 섹스 신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심하라, 자칫하면 온몸의 혈도가 터져버릴 수 있으니.




연애소설 그들을 음해하는 세력(몸과 집안을 바쳐 들이대는 악녀도 포함)을 물리치고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돈과 권력까지 유지하게 된 두 사람은 아이를 둘 이상 낳고도 여전히 넘치는 성욕을 자랑한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서 최소 15세 이상 관람가 장면을 보여주며 happy end forever.

무협소설 ‘일부다처제’를 추구하는 무협의 세계에서 그는 자신이 거느리게 된 모든 여자들과 뜻 깊은 웃음을 나눈다. 그리고 여자들은 ‘형님, 동생’ 하며 서로를 보듬고 ‘강짜’는 절대 부리지 않는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최근에 선보이는 신무협에서는 일부일처제 문화로 진화하여 작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과 백년해로를 누린다는 내용으로 끝맺는다.






에디터_최진주
에꼴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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