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파워는 가정을 위한 경제적 힘이다.
그것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 가족이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남편과 아빠로서 더욱 요구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당신의 남편은 머니 파워의 필요성을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가?
사진|김래영(제품), 김외밀(인물) 진행| 최진주 기자

● 돈을 공부해라, 머니파워가 오른다
집에 돈을 많이 가져다주는 남편의 머니 파워는 높고, 연봉이 적으면 머니 파워가 낮은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머니 파워는 소득 수준의 개념이 아니다. 남편은 가정에서 돈을 벌기도 하고 쓰기도 하는 돈 관리의 주체자다. 돈을 제대로 잘 쓰고 굴리는 능력. 한마디로 돈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바로 머니 파워다. 이것이 ‘돈을 펑펑 쓰며 살 수 있을 때까지 모으자!’는 욕심 가득한 모토로 치부되어서는 곤란하다. 지금 혹은 앞으로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하더라도 머니 파워가 있다면 가정 경제는 잘 굴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정에서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 남편이라는 이유로 남자가 경제권을 독점했다. 그러나 이 시대가 요구하는 머니 파워는 ‘내가 돈을 버니 내가 가정 경제를 쥐고 흔든다’는 식의 독선적 권리가 아니다. 오히려 더 잦은 논의, 더 많은 공부를 통해 가정 경제를 최대한 편하고 행복하게 이끌어나가는 민주적인 기술이다. 더 이상 ‘돈’을 모르면 안 되는 시대, 남편과 아빠의 머니 파워가 높으면 다음과 같은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경제가족을 위한 필요충분조건
…부부의 노후 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다
_ 자녀에게 드는 투자비용은 과거의 그것보다 훨씬 커졌지만 그만큼 부모의 노후를 뒷받침하겠다는 책임감도 커진 것은 아니다. 자식한테 올인해서 성공하면 노후가 보장된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 것. 머니 파워의 필요성은 ‘노후 대비’에서 비롯된다. 기초 자산을 만들 수 있는 머니 파워가 없다면 솔직히 말하건대 ‘엄마 아빠는 노후 대비도 안 하고 뭐했느냐’는 말을 듣는 사태와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수입이 적어도 만족스러운 경제생활이 가능하다
_ 모든 사람이 대기업 수준의 연봉과 고위공무원 수준의 연금을 받기는 어렵다. 그래도 머니 파워가 높은 가정은 경제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 만족도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며 가족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따라 달라진다. 머니 파워를 통해 이를 컨트롤한다면 엄청난 수입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로 자신과 가족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또한 돈 문제 때문에 아빠가 자존심을 다치는 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아이들의 경제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_ 우리 세대까지만 해도 어린 시절에 “너희들은 몰라도 돼. 가서 공부나 해”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자녀를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한다면 ‘빚을 내서라도 너만은 고액 과외를 시켜주겠다’는 오기보다 가정의 수입 구조와 지출에 대한 차분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 안방 문을 꼭 닫고 아이 몰래 쑥덕이는 대신 가정 경제를 공유하는 것이 훨씬 교육적이라는 말이다. 부모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현명한 습관을 공유한다면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머니 파워를 물려줄 수 있다.
●따라 하면 머니 파워 업! 일주일 플랜
돈 문제인 만큼 어떤 파워보다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머니 파워를 높이는 지름길. 온 가족이 집에 모인 저녁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주일 머니 파워 액션 플랜.
일주일 지출 플랜 짜기
지출 플랜은 보통 일요일에 짠다고 생각하겠지만 월요일 저녁을 택하는 것이 좋다. 월요일 아침 회의와 업무를 통해 일주일 스케줄의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요일 및 시간 등을 계획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에게 용돈을 지급하는 시점이 반나절 이상 미뤄짐으로써 자연스럽게 소비가 억제되어 용돈을 절약하게 되는 이점도 있다.
집안일 나누기
가사 노동은 아내 혹은 부모 책임이라고 여기면 이런 생각이 아이들에게도 전이된다. 아이가 집안일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자라면 조금씩 역할을 나누어주어야 자신도 어엿한 가족 구성원이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한다. 역할 분담은 고정하지 말고 일주일마다 바꿀 것.
신간 재테크 서적 체크하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근처 서점에 들르자.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서적을 모두 읽을 수도 없고, 읽을 필요도 없다. 자리에 서서 목차만 보거나 속독하는 방식으로 좋은 책을 고르고, 최대 할인이 되는 경로를 통해 구입한다. 가족과 함께 가서 보고 싶은 책을 골라 한 곳에 모여 본다. 다함께 움직일 수 없다면 각자 보다가 입구에서 만나도 큰 돈 들이지 않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서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 서점을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본문을 요약한 북 서머리를 찾아보는 것도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방법.
경제 어휘 공부하기
경제 용어는 아무래도 공부가 필요하다. 경제 기사를 열심히 읽으면 자연스레 습득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단 용어 공부를 하며 기본 지식을 쌓아두면 신문 기사가 편하게 읽히고 그만큼 정보도 많이 쌓인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설명하다 보면 자연스레 경제 교육도 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식 쌓기
인터넷이나 신문의 단발성 정보로는 머니 파워가 길러지지 않는다. 누구나 하나쯤은 가입한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를 활용해보자. 꾸준히 정보가 축적되고 있는 커뮤니티에서 배우자에게 들려주고픈 정보를 몇 가지 뽑아 스크랩해둘 것.
경제 공부한 내용 가족들과 공유하기
신문, 잡지, 커뮤니티를 통해 경제 공부를 했다면 이 내용을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가족과 공유한다. 부부와 아이 모두 각자 공부한 내용(생활 속에서 알아낸 ‘절약 비법’도 포함)에 대해 식구들 앞에서 발표한다. 모두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은 내용은 바로 실천하기로 결정하는 것도 머니 파워 높은 아빠의 몫.
구역별 안 쓰는 물건 정리하기
정리정돈은 매일 하지만 물건을 잘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사람은 안 쓰고 처박아두는 물건이 계속 늘어난다. 특히 아이가 커갈수록 이런 물건들이 점점 쌓인다. 아이에게 스스로 필요 없는 물건을 고르게 하고, 이를 처분하면 다른 물건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려라. 재활용 가능한 물품이나 벼룩시장 등에 보낼 물품을 종류별로 구분해두자. 그러나 짧은 시간 안에 온 집안을 모두 정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 거실, 아이 방, 안방 등 구역을 나누어 매주 순서대로 정리한다.
부부끼리 산책하기
주기적인 산책은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부부간의 정을 높이기도 좋다. 게다가 동네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머니 파워가 쑥 올라갈 수 있다. 방법은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 아이와 함께 있을 땐 큰 규모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어른끼리는 충분히 대화가 가능하다. 부동산 시세도 파악하고, 재개발 및 재건축 아파트도 체크하자. 인터넷 정보와는 다른 느낌으로 직접 머리에 들어온다. 동네만 돌지 말고 지역을 달리해 걸으면 시야까지 넓어진다.
경제 기사 몰아서 읽기
경제 기사는 가십 기사처럼 쓱 보고 지나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신문 경제면을 모아두었다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주말에 날짜 순서로 읽어보자. 하나하나 읽으면 단발성 기사로 보이지만 같은 이슈라도 날이 갈수록 심층적으로 분석하거나 기획 기사로 풀게 되므로 한눈에 경제 흐름이 파악된다.
아이와 함께 장보기
주말에는 최대한 식구들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계획을 짠다. 특히 장을 보러 갈 때 귀찮더라도 아이를 꼭 데리고 간다. 출발 전, 아이에게 ‘미션’을 주어 수행하게 한다. ‘지난주보다 저렴해진 채소 리스트’, ‘학교 앞 슈퍼와 대형 마트의 가격 차이’ 등을 알아보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교육이 된다.
벼룩시장 다니기
벼룩시장은 경제 교육에 매우 적합한 공간이다. 단순히 헌 물건을 싸게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주중에 정리한 물건을 가지고 가 판매자로 참여해본다. 아이 역시 자신의 장난감이나 책 등을 직접 팔다 보면 경제 교육뿐만 아니라 예절 교육까지 가능해진다. 또한 직접 번 돈으로 저금을 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아이가 아토피를 앓아 새 옷이나 새 책을 쓰기 어렵다면 아름다운 가게나 헌책방이 유용하다.
자녀 용돈 및 가계 지출 결산
용돈을 한 번에 써버리고 엄마에게 더 달라며 매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달 용돈을 주 단위로 쪼개 지급할 것. 탕진(?)하는 액수도 그만큼 적어진다. 일주일간 각자 쓴 돈을 정리해 가족 앞에서 발표하면 아이도 부모도 점점 절약의 의욕이 불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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