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모 출판사에서 단행본 작업 제안이 들어와서 샘플 원고를 썼답니다.
그런데 파토 나서 안 했어요 하하하
주제는 잘먹고 잘사는 법!!!!
까먹고 있다가 샘플 원고를 올려봅니다~
(초고이니 감안하고 보시길...)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식사하라
by 최진주
12시 땡 치면 우르르 몰려 나와 앉은 식당 테이블. 수많은 메뉴가 즐비한 차림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씩 스캔한 후 결국 고르는 건 어제도 먹고 그제도 먹었던 김치볶음밥. 뭐 골랐느냐고 물어보는 옆 자리 김 대리는 나를 따라 또 김치볶음밥. 한국인의 ‘빨리빨리’ 성향은 식사시간에도 계속된다. 발 빠른 식당 아주머니가 5분 만에 챙겨준 밥은 10분이면 뚝딱!
수많은 건강 서적과 매스미디어에서 강조하는 ‘골고루 먹어라’ ‘천천히 오래 먹어라’ 등 부변의 진리는 우리네 일상생활 속에서 지켜내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바로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식사하는 것!
물론 한때 평일에도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잘 나갔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한마디로 요즘 죽을 쑤고 있다. 에코 트렌드와 채식 열풍 탓이다. 실제로 모 프랜차이즈 업체는 전국 지점의 수가 줄어들기까지 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패밀리 레스토랑은 힘을 잃고 있는 추세란다. 하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어떤 퀄리티와 종류의 음식이 나오는지가 아니라, 우리가 패밀리 레스토랑을 어떻게 즐기는지, 그 방식에 초점을 맞춰 생각한다면 당신의 식생활은 충분히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그럼 찬찬히 당신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던 날을 되새김질해볼까?
일단 메뉴판을 훑어보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미는 메뉴는 물론 높은 가격의 스테이크류다. 그러나 여기서 무작정 스테이크만 시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여러 사람이 가는 만큼 샐러드, 스테이크, 파스타 등 중복되지 않도록 각종 메뉴를 다양하게 주문한다. 특히 치킨 샐러드를 시켰다면 파스타를 해산물 토핑으로 고르는 등 이곳에서 우린 디테일한 재료가 겹치지 않도록 참으로 신중하게 고르지 않던가? 또한 우리가 자주 선택하는 메뉴에는 삶은 채소나 스프 등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이 곁들여지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저절로 음식을 골고루 먹게 되고 몸이 산성 혹은 알칼리성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영양소의 밸런스를 맞추게 되는 것이다.
식사에 임하는 마인드조차 패밀리 레스토랑에선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가 특별한 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간만에 외식 나온 가족들이 패.레에 모인다. 그래서 패.레에서는 모든 테이블의 사람들이 내내 즐거워 보이는 게 아닐까? 즐거운 날, 대화를 많이 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패,레에서의 식사 시간은 최소 2시간. 패킹도 되니 꼭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치울 필요도 없다.
누군가는 ‘그건 패밀리 레스토랑이니까 가능한 거지. 회사 앞 식당이랑 같나?’고 투덜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람들이 시키는 메뉴를 소심하게 따라 시키지 마라. 한국인의 밥상은 나눠먹는 맛에 있다. 점심식사 직전 상사한테 깨졌어도 식당에 들어서면 패밀리 레스토랑에 온 듯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하는 거다.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않고 밥을 털어 넣지 말고 대화를 주도하자. 패킹이 되는 곳에선 꾸역꾸역 다 먹지 말고 당당히 포장을 요구한다. 다음날 아침 메뉴가 해결되는 순간이다.
당신의 식사는 매끼 특별해야 한다. 패.레 식사법을 따라한다면 평범한 식당은 화려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변하고, ‘살기 위해 먹었던’ 순간이 ‘잘 먹고 잘 사는’ 순간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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