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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부의 부자 흉내내기 우디 앨런의 <스몰 타임 크룩스>[최진주 기자의 영화리뷰]*2003년 3월호 <비디오 매니아>* 영화리뷰(VMDM시절칼럼)


스몰 타임 크룩스- 졸부의 부자 흉내내기



이제 우디 알렌이 독설을 자제하기로 했나보다. 혹 우디 알렌의 팬이라면 이 영화에서 내면에 번뜩이는 무언가를 찾아냈는지 모른다. <스몰 타임 크룩스>는 별안간 부자가 된 하층민의 고충을 재치있게 그려내면서도 그 안에 우디 알렌 특유의 비웃음이 숨어 있다.

글_ 최진주 기자


돈벼락맞다, 엉뚱한 곳에서

작고 빈약한 노인네, 그러나 등장 인물 중 가장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주인공 우디 알렌. 배우로서는 늙었지만 우디 알렌에 비하면 너무나 젊어 보이는 아내. TV 앞에 앉아 값비싼 명품들을 상상하면서 남의 선물을 내팽개치는 그녀와 저축한 돈을 쓰려는 꿍꿍이때문에 초콜릿으로 그녀의 마음을 달래려는 그, 환상의 부부궁합이다.


은행 옆 건물에 과자 가게를 차리고 지하실에서 벽을 뚫고 금고를 털겠다는 야심차면서도 황당한 계획은 실패를 거듭하고 결국 무산되어버린다. 물론 계획이 허술했던 것도 사실이고, 동료들이 하나같이 덜 떨어진 캐릭터들 뿐인 것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우디 알렌 본인은 별명이 'brain'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결코 '영리'하다거나 하다 못해 '영악'하지도 않다. 은행 털이 작전 무산의 진정한 이유는 아내의 과자점이 너무 잘되었다는 데 있다.


아내의 과자로 부자가 되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 가게 차리는 건데ㆍㆍㆍ 그럼 지금까지 쪼들리며 산 시간은 뭐란 말이냐~ <스몰 타임 크룩스>는 이야기를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면서 의도나 과정과는 상관없이 진전되는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결국 과자회사의 회장이 된 부부, 그들은 이제 '부자'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던 상류층의 대열에 끼지 못한다. 부부는 그들 사이에 끼기 위해 파티를 열고, 파티에 참석하지만 핏줄부터 상류층인 사람들은 그들을 끼워주지 않는다. 앞에서는 인테리어가 멋지다고 웃다가 교양있게 뒤에서 수군대는 행동이 부부가 연 파티에 아예 오지 않는 것보다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아내는 생활의 격이 이전과 달라진 만큼 정신의 격도 달리 하면 되지 않느냐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남편은 손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아내가 멀어지는 것만 같다.


졸부는 3대 가기가 힘들다

한번 부자는 영원한 부자인가? 우디 알렌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한다. 순식간에 부자가 된 그들은 한순간에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 회계사는 경영에 대해서 조금도 모르는 사장에게 '파산'이라는 짐을 던져놓고 도망가 버리고, 아내의 교양 공부를 도와준다던 휴 그랜트는 사실 그녀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꾼으로 파산 소식을 듣자 그녀를 버린다.


상황이 또한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들을 끼워주지 않았던 상류층이 결국에는 그들을 원래 자리로 몰아낸 것이다. 휴 그랜트를 좋아하게 된 아내와 아내의 사촌과 마음이 맞았던 남편은 결국 다시 그들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서로의 곁, 바로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그녀의 재결합은 그녀가 그에게 배웠던 금고 여는 방법, 즉 예전의 추억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상류층 생활이 재미없다던 그와 그 생활에 푹 빠졌던 그녀 모두 가슴 속에 향수를 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촌스러운지, 상류층은 정말 졸부를 끼워주지 않는지, 우디 알렌의 눈은 하층민의 시각인지, 상류층의 입장인지, 아니면 객관적인 사실인지 본래의 현실이 어느 쪽이건 상류층은 커녕 졸부도 못해본 기자로서는 서글픈 웃음이 난다.

 


2013년의 사족--------------------------------------------

뭐 저때만 해도 휴 그랜트는 핫했습니다만...

우디 앨런의 영화는 의외로 재미납니다. 졸리지 않아요 크크크~

그나저나,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우디 노인네와 순이의 행적은 이해되지 않아요;;;


덧글

  • ㄴㅁㅇㄹ 2013/03/27 17:19 # 삭제 답글

    이해안될께 뭐가 있나요
    흔해빠진 창녀근성이죠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물근성이죠
    돈이면 패륜을 넘어서 없던 사랑도 생겨나고
    몸이고 뭐고 다 허락하고 싶은 열렬한 "애정"이죠.
    인간이란 원래 그런 겁니다
    저 여자는 돈 때문에 "의붓아비"에게 몸을 팔았고
    의붓아비는 돈으로 딸을 샀고
  • 바람의머리카락 2013/03/29 22:46 #

    하하, 포장해서 말하자면 그들의 관계는 흔해빠진 '예술가와 뮤즈'의 관계였던 거죠.
    순이는 몸을 판 케이스가 아니에요.
    우디의 부인이 작업실에서 우디가 순이의 야한, 벗은 포즈를 그렸나, 찍었나?
    암튼 그런 작품을 보고 엄청난 충격에 빠지면서 둘 관계를 알게 되었던 거죠.
    그 당시 순이가 돈 때문에 모델이 된 건 아니에요. 막말로, 그냥 딸로 있으면 돈을 못 받나요-,.-

    물론 도덕적으로, 인간적으로 보기 좋은 감정과 행동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해요~
  • 자두 2013/03/27 17:56 # 답글

    포스팅 보고 영화 봤는데 정말 재밌네요..ㅋㅋ 근데 윗 사람은 영화 보지도 않고 일단 여자욕부터 하네요ㅋㅋㅋ 내용도 모르고ㅋㅋㅋㅋ 웬 의붓아비?
  • 서바루 2013/03/27 19:20 #

    저분은 영화얘기 말고, 아내가 입양해온 딸인 "순이" 와 결혼한 우디 앨런 사건을 얘기하시는것 같네요 ㅎㅎ
  • 자두 2013/03/28 10:25 #

    아 그렇군요 그럼에도 여자욕부터 하는 건 싫네요 휴 -
  • 바람의머리카락 2013/03/29 22:40 #

    오잇!! 와~ 제 포스팅 보고 영화를 보셨다니 왠지 맘이 뿌듯ㅠㅠ ... 윗분의 얘기는...엄...-,.-
  • 바람의머리카락 2013/03/29 22:45 #

    윗분의 댓글에 재댓글을 나름 간단하게 달았답니다 하하 참고하세요
  • 서바루 2013/03/27 19:19 # 답글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서 포스팅 재밌게 봤어요 ㅎㅎㅎ
  • 바람의머리카락 2013/03/29 22:47 #

    오우~ 감사합니당 후후 말씀하신 대로 진짜 추억의 칼럼-,.-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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