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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털어본 적 있으세요? <웰컴 투 콜린우드> (조지 클루니, 샘 록웰)[최진주 기자의 영화리뷰]*2003년 3월호 <비디오 매니아>* 영화리뷰(VMDM시절칼럼)

펀펀무비-웰컴 투 콜린우드

금고 털어본 적 있으세요?



팔에 문신을 온통 휘감아도 섹시한 조지 클루니보다도 콜린우드 떨거지들이 모여 만든 어설픈 드림팀이
더 멋지다. 상황은 다르지만 그들에게는 '당장은 하류층이지만 한탕해서 콜린우드를 벗어나보겠다'는 공통적인 목표가 있다. 목표(건수)를 위해 돌진하는 귀여운 도둑들의 <웰컴 투 콜린우드>를 털어보자.

*주의! 'fun fun movie' 코너에 썼던 칼럼이라 줄거리와 재미 위주로 쓴 텍스트입니다.


금고털이학 개론

어느 영화에서건 남의 금고를 몰래 여는 사람들은 천부적인 감각만 있으면 어떤 금고라도 열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늘 등장하는 소품이면서도 언제나 우스운 청진기를 금고에 대고 드르륵 비밀번호를 찾는 금고털이범. 옛날 금고의 잠금 장치는 숫자판을 좌우로 돌려서 금고 안의 걸쇠가 문과 서로 맞물리는 원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숫자판을 돌리게 되면 걸쇠가 맞물리는 것이 떨어지면 소리가 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맞는 번호를 찾아낼 때마다 금고 속 장치 안의 걸쇠가 문에 닿아 미세하게 철컥 하는 소리를 내게 되는데, 청진기는 바로 이 작은 소리를 쉽게 포착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우선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왼쪽으로 돌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숫자판을 돌려야 하는데 돌릴 때에는 힘없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잠금쇠가 돌아 가는 느낌에 손가락 끝에 느껴져야 한다. 매우 능숙한 금고털이라면 섬세한 청각과 촉각으로 쉽게 금고를 열겠지만 초보라면 이리 저리 많이 돌려서 엉망이 될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럴 때에는 오른 쪽으로 약 세 바퀴 돌린 후에 다시 시도해볼 것.


물론 요즘 만들어지는 금고는 디지털식이기 때문에 결코 청진기만으로는 열 수 없으며 번호를 알아낸다고 해서 쉽게 열리지 않겠지만 <웰컴 투 콜린우드>의 배경은 요즘이 아니다.이제는 개나 소나 다 달아놓는다는 방범장치도 없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전당포 주인도 연락 즉시 출동한다는 세콤도 모르고, 디지털 금고도 당연히 쓰지 않는다.

그러나 도둑질도 도둑질 나름이다. 고난이도에 속하는 금고털이를 이들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며칠동안 잠복하여 주인이 금고를 여는 광경을 반복촬영했지만 마지막 번호를 몸으로 가리는 얄미운 주인 때문에 그들은 금고털이 전문가 앤드워프를 찾아가 웃돈을 얹어주고 ‘프로’의 요령을 배운다.

그러나 요령치고는 심히 간단하다. 옆집의 벽을 뚫고 들어가 금고 옆면을 뚫는다. 쇠덩어리를 어떻게 뚫을 것인가? 열심히! 인내심을 가지고! 이쯤 되면 프로정신이 필요한 직업이라 하겠다. 금고털이여, 인내심을 가져라.


드림팀 콜린우드에 주저앉다

시작부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던 이들의 계획은 작업마다 어긋나는 통에 쉽게 진전되지 않는다. 처음 5인조였던 팀은 바질이 레온의 여동생과 사랑에 빠져 성실하게 살겠다며 팀에서 빠지게 되면서 4인조로 줄어들고, 페로는 열쇠를 얻기 위해 접근한 가정부를 정말 좋아하게 된다. 예상보다 무척 힘들게 작업현장에 도착한 팀은 앤드워프의 충고대로 참을 인자를 새기며 벽을 뚫는다.

마침내 벽이 뚫리고 전당포와 금고가 보일 시점에서 그들은 생각지 못했던 커다란 난관에 부딪쳐 아연실색하게 된다. 작업을 사전에 조사하는 것은 프로로서 당연한 일이거늘, 한밤중에 저임금 중노동을 하고만 드림팀. 비록 금고털이는 실패했으나 예상 외의 작은 소득을 얻었기 때문에 적어도 '무보수'는 아니었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들에겐 큰 1000 달러를 보석금이 없어 아내를 감방에 보낸 라일리에게 몰아주는 드림팀.


그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헤어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그토록 떠나고 싶어
했던 콜린우드를 그 누구도 벗어나는 데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허무하게 세상을 뜬 코지모, 바질과 눈이 맞은 레온의 여동생, 게다가 아내의 보석금이 천 달러인 라일리까지도 이곳 콜린우드에서 좀스럽게 살아갈 것이다. 라일리의 젖먹이 아들이 장성할 때쯤이면 아들까지 합세해서 다시 한 번 드림팀이 결성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앤드워프 밑에서 프로 정신을 좀 더 길러야 살벌한 직업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2013년의 사족~~~~~~~~~~~~~~~~~~~~~~~~~~~~~~~~~~~~~~~~~~~~~~~~~~~~~~~~~~~~~

조지 크루니도 이렇게 싼 티 나고 거칠 때가 있었죠ㅠㅠ

지금은 왠지 부티 나는 할아버지 기믹을 유지하고 있지만요 (흥!)
또 한 명, 샘 록웰. 그를 1순위로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매력적인 (마스크의) 조연이죠.

2002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 폐막작이란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꽤 재미있습니다 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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