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과학! 행복한 밤잠이 행복한 하루를 만든다
오래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아니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수면 장애 하나쯤 당연히 있다고들 하는 요즘 사람들. 질적으로 양적으로 충분한 ‘숙면’이 그렇게도 어려울까? 여기 잘 알려지지 않은 수면에 대한 정보가 있다. 당신의 수면 퀄리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노하우가 될 것이다.
글_ 최진주(건강칼럼니스트)
몇 시간 자야 좋을까?
신생아는 24시간 중 18시간을 자고, 유아는 11~13시간 자며,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10시간 수면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은 9시간 이상 자야 하고, 성인은 8시간 자야 한다. 실상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현대인들 대부분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수면 연구자들이 제시하는 적정 수면량에 근접하지 않거나 더 많이 잔다고 해서 불안해하지는 말라. 적당한 수면시간은 유전적인 요인과 생활방식에 따라 개인 편차가 무척 크다. 그러니 자신의 생활패턴을 일주일 정도 관찰하며 적정수면시간을 알아두는 것도 굿 아이디어!
일례로 필자와 필자의 어머니는 필요로 하는 수면요구량이 완전히 다르다. 어머니의 경우, 새벽 2시까지 TV를 보고 아침 7시 직전 일어나지만 낮잠 없이 생기 넘치게 하루를 보낸다. 반대로 필자는 낮잠이 일상적인 스케줄 중 하나이다. 스스로 8시간이 적정수면시간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를 채우지 못한 날은 낮 시간에 기면증 수준의 졸음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잠 못 들까 봐 걱정하다 잠 못 든다
자신이 수면장애일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수면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면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는 행위 자체가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수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실제 수면시간을 축소해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불면증 자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침대에 누워 그날 일어났던 일부터 창밖의 소리, 가전제품 돌아가는 소리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며 심각하게 고민한다.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탈모를 악화시키듯, 수면장애도 마찬가지다. 증상 자체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숙면을 취하는 사람들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발딱 일어날까? 푹 자고난 후 아침에 몸이 개운하고 상쾌하고 바로 업무모드에 돌입하여 집중력과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 이것이 우리가 ‘숙면’에 기대하는 바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밤에 충분히 잔 사람들도 대부분의 경우 이른 아침에는 졸린 게 정상이다. 잠이 정말로 부족할 경우에는 낮 시간 중간 중간 잠이 덜 깬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 걱정하는 당신, 수면장애가 전혀 아니다!
중간에 깬다고 수면장애는 아니다
몇 시간 자고 깨서 한두 시간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다가 다시 잠들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수면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수의 포유동물이 잠을 나누어 잔다. 인간도 동물인 이상, 이런 토막잠이 무조건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인공조명이 없던 산업사회 이전 시대에는 해가 저물면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다시 잠들고 동이 틀 때 깨어났다고 한다. 중간에 잠이 깨는 일을 자주 겪으면 사람들은 내가 불면증이 아닐까 근심한다. 그러나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걱정이 줄어서 좀 더 쉽게 잠들 수 있다.
또 정신이 말똥말똥하다면 억지로 다시 잠들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 시안을 활용해 다른 일을 해도 좋다. 명상, 목욕 등 혼자 평온한 상태에서 하는 행위라면 뭐든 OK. 그러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인체가 흥분상태에 돌입해 숙면 상태로 들어가기 어렵다. 그러니 액션 영화 등 과도하게 자극적인 영상을 보거나 심한 운동을 하는 것은 금지.
가벼운 ‘습관’이 숙면을 방해한다
늦은 밤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건 한창 로맨스에 빠진 청춘만의 멀리 떨어진 가족과 통화하는 기러기 아빠 역시 포함될 수 있겠다. 일단, 늦은 밤의 통화는 불면증을 유발하고 숙면을 방해한다. 휴대전화 신호음은 순간적으로 뇌를 흥분시켜 뇌파의 변화를 초래한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에서 수면 연구자들이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30분간 휴대전화로 통화한 후에는 잠드는 데 2배가량의 시간이 더 걸린다. 휴대전화의 전자파에 자극받은 뇌가 안정을 찾고 수면모드로 들어가려면 좀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한밤중에 애인과 통화한 후 잠을 설친 것은 어쩌면 ‘사랑’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불면증의 원인이 ‘몸’일 수도 있다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되면 사람들은 뭔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신경이 예민해서 그런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것 때문에 또 고민한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정신보다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바로 ‘몸’이다. 다시 말해 다른 병 때문에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몸 어딘가의 통증이 당신의 수면 퀄리티를 떨어뜨린다.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도 불면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빛으로 수면 시계를 조절한다
수면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빛’이다. 왜냐하면 우리 몸의 수면 시계를 조절하는 것이 햇빛이기 때문이다. 낮에는 밝은 빛 특히 햇빛을 쬐어준다. 몸에게 ‘깨어있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하는 효과라고 보면 된다. 반대로 잠자리에서는 조도가 낮은 조명으로 긴장을 풀고 되도록 완벽한 어둠 속에서 잘 수 있도록 수면 환경을 만들어준다. 창밖 가로등이나 네온사인이 문제라면 암막 커튼을 친다. 자기 직전엔 휴대전화를 되도록 멀리한다. 중간에 깨거나 했을 때도 마찬가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발광 기기인 휴대전화 액정화면을 켜면 눈이 부셔 미간을 찡그리게 된다. 그 순간 뇌가 각성하게 되어 숙면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수면 부족, 채울 수 있다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주말에 몰아서 잔다? 많은 직장인들의 주말이 다 이렇지 않을까? 평소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사람은 필요한 수면 시간과 실제로 취한 수면 시간의 차이가 점점 커진다. 수면부족이 장기화되면 시력이 떨어지고, 집중력 장애, 운전장애, 기억력 감퇴, 비만, 인슐린 저항, 심장병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수면 부족은 채울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몰아서 잔다고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1~2시간 더 자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러운 수면 형태로 돌아갈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저녁 스케줄을 조정하고, 정리하고, 없애라. 집에 돌아와서도 일단 씻고, 디지털 기기를 최소화하라. 잠들 분위기를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어느 정도 해주면 몸이 달라지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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