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기업 이미지를 생각하고 진지 빨며 썼는데, 알고 보니 그런 느낌을 원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칼럼부터는 조금 발랄 모드를 가동헀음. 이건 처음 것.
에너지 절약, 스마트한 자린고비의 시작
글_ 최진주(<리빙센스> 기자)
에너지 절약, 남 일이 아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국은 더욱 뜨겁고 습한 아열대기후로 변화하는 과도기를 거치고 았다. 문제는 이렇게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보니 냉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고, 이는 다시 온난화를 부추기게 되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과도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지난해 9월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벌어졌던 것을 기억한다. 늦더위 탓에 전력 수요량이 갑자기 몰리면서 전력 공급의 부족현상이 발생했던 것!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설상가상으로 신호등까지 멈춰 교통 혼잡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이른바 ‘전력대란’은 모두에게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인식시킨 사건이었다.
사실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의 공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에너지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세계 인구는 계속 늘고 있 에너지 사용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한정된 에너지 자원이 언제 바닥날지는 아무도 모를 일. 기름값이 치솟을 때마다 전세계가 요동을 친다. 에너지 위기가 세계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부에서 나서서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를 목표로 서울시 행정을 관리하고,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기후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의 캠페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민의 의식이 아닐까? 꼭 거창한 신념이 있지 않더라도, 개인의 소비 절약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은 상당히 매력적인 트렌드다.
소소한 에너지절약 상품의 매력
최근 건축시장에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나아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패시브 하우스’가 미래형 주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의 창과 문, 벽 등 건물의 구조 자체의 단열 성능을 높여 냉난방 시스템을 따로 사용하지 않을 수 있어 에너지를 절감시키는 원리다. 고성능 순환 시스템으로 쾌적한 실내 공간을 유지하기 때문에 창문을 여닫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일반 주택이 1년에 100만원 가까운 냉난방비가 든다면, 패시브하우스는 연 10만원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집의 구조를 바꾸는 등 큰 비용을 들여야만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크지 않아 개인이 사비를 들여야 하는 등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아주 작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고, 아이디어 상품을 찾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듯,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에너지 절약 상품들이 시중에 대거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일단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에너지 절약 아이템을 활용하면 에너지 낭비를 확 줄일 수 있다. 컴퓨터와 모니터뿐만 아니라 온갖 주변기기의 전원이 연결된 멀티탭의 경우, 사용하는 기기만 작동할 수 있도록 각각 스위치가 달려 있는 제품을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지정한 시간 안에 마우스와 키보드가 작동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이를 인식, 컴퓨터 전원을 알아서 꺼주었다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다시 건드리면 자동으로 전원을 복구해주는 멀티탭 제품도 시중에 나왔다. 컴퓨터의 ‘절전모드’를 극대화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물풍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래 켜두면 더운 바람이 나오는 일반 선풍기보다 훨씬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내면서도 전력 사용량은 에어컨의 1/30 수준. 선풍기 뒤쪽에 얼음팩을 설치해 바람을 더욱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과학적인 원리를 이용한 쿨링팬 제품도 눈에 띈다. 올해 주목받고 있는 이색상품은 뭐니뭐니해도 ‘멀티선풍기’가 아닐까? 선풍기를 작동하는 것만으로 공기정화, 음이온 방출, 모기퇴치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여러 기기를 사용할 필요 없는 다기능 선풍기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사실 전력 소비가 큰 생활용품을 손꼽아본다면 에어컨이 1순위. 여름철 전력부족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적용된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1인가구를 위한 소규모 제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구입 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냉기차단커튼’을 단다면 냉장고 문을 쉴 새 없이 여닫게 되는 여름을 스마트하게 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듯!
이밖에 대기로 방출되는 열을 막아 가스를 30% 이상 절약하게 해주는 가스절약기, 꿉꿉한 날씨로 샤워를 자주 하게 되는 요즘을 위한 절수 샤워기도 지난해 대비 50% 이상 판매가 증가한 상품들이다. ‘신한 그린愛너지 정기예금’ 등 은행권에서도 내놓은 에너지 절약 운동을 위한 금융상품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환경의 중요성,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품을 구입할 때도 '가치‘를 따지는 착한 소비는 사회적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착한 소비자가 늘어야 착한 기업도 늘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상품을 개발하는 기업은 ‘수요’가 있어야 상품을 ‘공급’할 테니까 말이다. 우리가 더 에너지 절약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아이디어 상품은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필자는 지난달 기자 동료들과 함께 몸소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 적이 있다. ‘에코라이프’라는 주제를 위해 시도한 에너지 절약 생활은 생각보다 어렵고 귀찮은 일이었다. 어쩌면, 우리의 일상이 생각 이상으로 게으르고 편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대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일상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스마트하게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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