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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독서, 특기는 스마트폰으로 e-book 읽기(전자책)-LG디스플레이 사외보 2012년 11월호 컬처앤라이프 칼럼 컬처쇼크(문화칼럼)

취미는 독서, 특기는 스마트폰으로 e-book 읽기


글_ 최진주(리빙센스 기자)


어릴 적부터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다. 생일선물로 문학전집을 받았다고 말하면 친구들은 날 가엾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마냥 신나기만 했다. 그때 전집에서 읽었던 작품들 중에는 <창가의 토토> <산적의 딸 로냐> 등이 있었는데, 수년이 지나 단행본으로 대히트를 치는 걸 보고 내심 흐뭇해하며 “아, 그 책? 난 진즉에 읽었지!”라며 잘난 척도 할 수 있었다. 독서왕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고, 언어영역은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었으며, 수능 직후엔 친구들이 논술학원 다닐 때 나는 집에서 뒹굴며 책을 읽었다. 당연히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고, 이젠 직업이 기자이니 ‘취미가 독서’인 사람들 중에 취미를 커리어로 만드는 데 나름 성공한 케이스다.



(참고로, 웅진세계명작전집 60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실한 전집이었음. 편집자가 작품을 정말 잘 골랐다.

이런 전집이 여러 질 있었고, 그리하여 초중딩 때 읽은 걸로 십수 년을 버티게 되는데...)




(솔직히 토토는 상당히 또라이...)

(요건 안 읽으신 분 많을 텐데 재미짐. 미묘한 로미오와 줄리엣이랄까. 산적 두 집단이 사이가 나쁜데 딸 로냐랑 아들 비르크가 우정-?-을 나눈 다는...커 봐라... 우정으로 되겠니)





그러나 기자도 직장인이다. 미어터지는 지하철 안에서 인파에 밀려 출근하고, 촬영이 있는 날엔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녀야 한다. 가뜩이나 무거운 가방에 벽돌 한 짝 무게와 비슷한 책 한 권을 넣는다는 건 과로와 척추측만증과 거북목에 시달리는 나 자신에게 할 짓이 못 된다. 게다가 책값도 만만치 않다. 한번 읽고 다시는 거들떠보지 않는 책들도 책장에 그득그득하다. 팔겠다고 내놓는 행위조차 귀찮을 정도로 무겁다. 여러 모로 가볍지 않은 종이책이다.


(인터넷 뒤지다 찾은 건데 무섭네요...;;; 저는 측만증은 아니고 그냥 곡만증인 듯.)


사실 영미권에서는 같은 작품이라도 하드커버를 씌운 양장판과 가볍고 저렴한 종이를 쓴 ‘페이퍼북’ 두 가지가 다 나온다. 소설처럼 사람들이 쉽게 읽는 장르에선 페이퍼북의 인기가 훨씬 높다. 그러나 한국 출판시장에선 페이퍼북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책을 사는 사람은 ‘소장욕구’가 강하고(취미가 독서인 사람들이 고질적으로 집이 점점 좁아지는’ 매우 희한한 증상을 겪는다.), 고급스러운 하드커버를 원한다. 그래서 한국에선 표지 때문에 책 단가가 높아진다. 책값이 비싸니 사람들이 책을 안 산다. 이렇게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출판계에 조금씩 변화의 양상이 보이고 있다. 바로 전자책, 즉 e북(e-book)이 등장한 것이다. 사실 e북의 시작은 책의 텍스트를 ‘파일’화하여 컴퓨터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컴퓨터 모니터로 오랫동안 책을 보는 것은 상당히 피로가 쌓이는 활동이고, 휴대성도 좋지 않았다. 그 다음은 전자책 리더기의 등장! 아마존닷컴에서 나오는 ‘킨들’이나 인터파크의 ‘비스킷’, 아이리버의 ‘스토리K’ 등이다. 전자책 리더들은 전자잉크를 활용해서 눈이 훨씬 편안하고, 독서가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지난번에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하는 기능도 탑재되어있다. 마치 엄마의 ‘밥 먹어라!’ 소리가 들리면 읽던 소설책의 귀퉁이를 접어놓는 것처럼 말이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너무도 빨라졌다. 휴대전화가 MP3 플레이어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했을 때, 잘난 척 하는 이들이 말했다. “음질을 제대로 들으려면 플레이어를 따로 써야지.” 그러나 대중은 합작품을 선택했다. 휴대전화가 카메라를 달았을 때, 그들은 또 말했다. “사진은 진짜 카메라로 찍어야지.” 그러나 지금은 포토그래퍼조차도 폰카를 찍어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다. 이젠 전자책 리더가 탑재될 차례다. 예전보다 월등히 넓어진 스마트폰, 그리고 대학 교재 사이즈에 버금가지만 훨씬 얇고 가벼운 태블릿PC까지 더해졌다. 오며 가며 짬짬이 책을 읽고 싶지만 무거운 종이책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건 분명 신세계다.

(이렇게 출퇴근시간에 교정을 보면서 다니는 마감 기간도 있지만, 평소에는 책을 봅니다 진짜예요)



출판계도 변화의 흐름에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리빙센스>를 포함해 많은 종이잡지들이 태블릿PC에 맞춘 매거진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잡지는 아무래도 책보다 사진이 많기 때문에 보는 재미를 더 추구한다. 화면의 어딘가를 누르면 위에서 소품들이 하나하나 쏟아져 내려온다. 버튼을 누르면 촬영 현장 스케치 영상도 볼 수 있다. 잡지를 뒤적이듯 슥슥 밀어 넘길 수 있다. 광고가 적으니 좋은 기사만 쏙쏙 골라서 읽는 것도 가능하다.

(이 칼럼을 쓸 적에는 제가 디지털 매거진에 몸 담게 될지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었죠 크크

사람 일이란... 신기방기 동방신기)


많은 전문가들은 예견했다. 책을 멀리하던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전자책이 도와줄 거라고. 그 말은 틀렸다. 종이책을 안 보던 사람은 전자책도 안 본다. 원래 책을 많이 읽던 사람들이 전자책의 다양한 장점에 맛을 들여 전자책을 활용하는 것이다. 마감을 치는 중에 진한 로맨스 소설을 한 권 읽고 싶은 충동이 생겼을 때, 나는 슬금슬금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로 향한다. 서적 판매 사이트에 접속해 책을 한 권 구입한 후 파일을 연다. 진짜 종이처럼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 전자책을 읽으면서 잠시의 여유를 즐긴다. 21세기 독서애호가의 흔한 땡땡이.jpg라고나 할까? (쉿, 우리 편집장님한텐 비밀이다.)


(마지막샷은 독서모임 사진으로. 전자책과 종이책 얘기는 조만간 다시 할게요~~)


옷옷!!! 감사합니다 인기글 인증샷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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