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테스트


[최진주기자의 '남이 읽어주는 글' 쓰는 법]-3. 인터넷에서 당신의 글이 안 읽히는 이유 (습작/글잘쓰는법/작가지망생을 위해) 최기자의남이읽어주는글쓰는법


[남이 읽어주는 글 쓰는 법]-3. 인터넷에서 당신의 글이 안 읽히는 이유

오늘은 ‘구조’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모든 SNS, 블로그, 게시판 등 모든 플랫폼에 해당됩니다.

좋아요에 목매는 우리들.
이것이 팩트이자 오늘 이야기의 전제입니다.

여기서 착각이 시작되거든요.
‘훗, 사람들이 내 글을 많이 읽고 있군.’

안 읽고 ‘좋아요’ 누르는 사람 되게 많거든요?
뉴스피드 상태에서 화면 오른쪽 보면 내 페친들이 뭔 짓하는지 다 보이죠?
어떤 페친들은 1초에 좋아요를 2번씩 계속 누릅디다!!!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사람 같았음...

또 하나.
글쓰기 그룹에 어느 글이 올라왔는데 좋아요도 댓글도 없네?
(심지어 윗글, 아랫글은 댓글 주렁주렁인데 이 글만 안 달렸네.)
불쌍하다. 눌러주자. 닳는 것도 아닌데. 꾹.

당신의 글이 읽히지 않는 이유는
글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건 그냥 제가 지금 쓰고 있는 기사 관련... 레오의 눈빛은 마치 "네가 사랑스럽지 않아서가 아니야. 널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뿐이지.")

① 첨부파일 투척반

개인적으로는 역대 최악의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1그룹에 2~3인 정도 있음)

내가 엄청 힘들 때 열심히 쓴 거다. 한번 보거라.

이 첨부파일 투척반은
항상 뭔가 대단한 역작을 쓴 말투(겸손을 가장해도 자만심의 티가 남)로
첨부파일을 올리고 유유히 사라져요. 아이구 작가 나으리...

...그렇게 그 첨부파일은 유유히 사라지게 됩니다.

게시판에 올린 첨부파일 다운로드 수가 엄청나고, 그걸 열심히 읽는 경우는
팬픽밖에 없습니다.
것도 그 바닥에서 유명한 작가, 작품일 때만.
차라리 툭툭 잘라서 ‘연재’ 형식으로 가는 게 그나마 나아요.
(물론 이건 ‘간단한 최신/인기 소식을 맨앞 담벼락에 올리는’ 개념의 페북엔 맞지 않음.
릴레이소설이 노출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② 내 사전에 엔터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페북은 굴림체이지만, 마음만은 궁서체입니다.
나 지금 진지해요.

엔터를 치세요.
문단을 나누라고요.

원래 문단 나누기의 존재 이유는 이겁니다.
-장면 전환
-화제 전환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를 하면 문단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오해와 편견.

여자가 부엌에 갔다. 테이블 위의 세팅을 체크하고서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냄비를 내리고 냄비가 뜨거워서 손을 물에 담갔다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다음 장면에서 냉장고 속에 할머니 머리가 들어있었다면,
문단을 나누세요.

그리고 문단을 나눠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숨 막혀.

한 문단이 넉넉잡아 10줄 이상 넘어가면
읽는 사람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그래서 전 작가 트레이닝 시켰던 친구들한테
‘한 문단이 5줄 이상 넘어가지 않게 하라’고 조언하곤 했어요.

현재 ‘연습’ 기간이라면 5~6줄 안에서 엔터를 칠 수 있게
글을 조정해보세요.
구조에 맞게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글 쓰는 능력입니다.

나는 죽어도 문단 길게 쓰고 싶다!!!
10줄 이상 넘어가도 괜찮을 방법이 두 가지 있습니다.

-독자가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세요. 
-대작가가 되세요. (그래도 뭐라 하는 사람은 있음.)

밀란 쿤데라는 대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을 즐거워하면서 편하게 읽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내가 밀란 쿤데라 전집을 샀도다!!!”처럼 ‘수준 높음’을 자랑하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이야기의 재미를 떠나,
한 문단이 2~3쪽을 넘어가는 일이 허다해요.

게다가 당신은 밀란 쿤데라가 아니잖습니까.

밀란 쿤데라도 2014년 정초부터 동북아시아에서 이렇게 까이는데
문단 안 나눈 당신의 글을 누가 읽어줄까요...

특히 페이스북은 정렬이 안 되는 구조입니다.
여러분이 올린 글을 보시면,
왼쪽 글자는 줄이 딱딱 맞는데, 오른쪽 글자는 삐죽삐죽 맘대로 튀어나와 있죠?
그러다 보니 문단을 나눠도 어디서 나눴는지 헷갈리죠.
(그래서 한 줄을 더 비워주면 읽기 편해져요.)

이렇게 정렬이 안 되어있는 게시판은 가독성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페북에서 장문을 읽기 힘든 겁니다.

③ 내가 이 구역의 장문 종결자다 

장문 읽기 힘들다는데 단편소설 1편 분량을 냅다 복붙!!!
‘내용 더 보기’를 누르자마자 다시 접게 되는 글자홍수의 위엄...

인터넷에서 접하는 글은 장르별로 독자의 특성이 다릅니다.
IT, 역사, 건강 등 특정 분야에 관한 글은 서치해서 들어가는 독자에게 ‘정보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웬만히 길게 써도 잘 읽어주는 편입니다. 그래서 전문 분야의 블로거들, 진중한 칼럼을 쓰는 기자들은 장문을 써도 구박받지 않고 ‘긴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의 반응을 얻습니다.

하지만 소설, 에세이 등 문학 분야의 글은?

이쪽 독자는 수동적입니다.
‘바람둥이 뱀파이어가 세계일주하면서 방탕한 성생활을 누리다가
인간여자와 사랑에 빠져 피눈물 흘리며 후회하는 이야기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런 소설을 찾아 헤매는 사람은 없어요.
저런 소설을 접하면, ‘오 재미있겠는데?’라고 기대하고 읽을 뿐이죠.

인터넷 속 사람들은 당신의 팬이 아닙니다.

즉, 길 가다가 담벼락에서 당신의 글을 마주쳤지만
‘욕구’가 없기 때문에 슥 아래위로 훑어보고
‘별론데?’ 하고 가는 겁니다.

긴 글은 블로그에 올리고, 페북엔 링크를 걸면 좋아요.
블로그 쪽은 대개 글씨크기 조절기능도 있고 하니.
물론 ‘링크를 누름’은 다시금 독자를 귀찮게 합니다.

긴 글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인터넷에선 읽기 싫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죠.

결코 바뀌지 않는 사실은,
1. 문단 안 나누고 완전 길게 써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분명 읽힌다는 점.
2. 그러나 당신은 아직 연습 중이라 재미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

지금까지, 되게 긴 글이었습니다ㅠㅠ




*페북 그룹 특성상 기록 보관이 용의하지 않은 관계로, 이글루스&네이버 블로그에 동시 포스팅해둡니다.

내용은 동일합니다.

*페북에 올리는 거라 이 글 자체는 문장으로서의 퀄리티가 높지 않아요. 양해 바랍니다. 차후에 출판 등 상업적 콘텐츠로 제작하게 되면 그때는 미친듯이 고치게 될 테죠.

*본 콘텐츠는 뻔한 내용인 경우도 있으나, 저만의 독특한 생각과 표현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상업적인 용도로 재조합 및 이용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구글 테스트

타로마스터가 추천하는 월간 행운의아이템